저는 저승사자를 몇 번 본 적 있습니다.
한 번은 무당이 되기 직전, 한 번은 21살 무렵이었습니다.
스무살 무렵의 저승사자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매우 부끄러워지는데요. 제 힘들었던 과거를 말하는거라 그렇습니다.
당시의 저는 대학교에서 연극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해 보는 연극인데, 귀신과 관련된 내용이거나 공포연극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선배들이 매일같이 후배들을 괴롭히고 잠도 제대로 재우지 않았습니다.
당시 연극했던 친구들 대부분이 다시는 연극을 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지요.
당시의 저는 날이 갈 수록 피폐해지고, 매일매일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연기실력은 나아지지 않았고, 진이 빠질대로 빠졌으며, 너무나 피곤한 생활의 연속이라 딱 죽고싶은 그런 심정이었던겁니다.
도망치고 싶던 딱 그런때 어떤 날의 낮이었습니다.
전날 술을 마실대로 마신 후 다같이 연습실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한데 한 참 자고 있는데 밖에서 쿵하고 문을 자꾸 두드렸습니다.

당시의 연습실문은 가로 세로가 몇미터나 될 정도 큰 문이었는데 그 문이 부서질듯이 흔들렸습니다. 밖에서 그 문을 열려고 난리를 치는 거였지요.
저는 직감적으로 그 문이 열리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흉한게 나올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연습실에서는 수많은 인원들이 잠을 자고 있었고 , 그것들이 문안으로 들어오면 큰일이 날거라 생각했습니다.
나가서 몸으로라도 그 문을 막아야 겠다고 생각한 순간 저는 가위에 눌렸습니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지요.
그러는 사이에 문은 더 크게 흔들리더니 마침내 열렸습니다.
문이 열리자 검은 옷을 입고 갓을 쓴 두 명의 남자가 성큼성큼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아직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저를 내려보며 물었습니다.
” XXX지금 어디있니.”
XXX는 제 고등학교 친구였습니다. 고3때 참 친한 친구였지요.
“잘 모르는데요.”
저는 그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연락을 안한지 꽤 되었으니 정말로 어디에서 그친구가 뭐하는지 제가 모르기도 했지요.
그러는 사이에 그들은 다시 연기처럼 사라졌고 저는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폈습니다.
한데 연습실에는 사람들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 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그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을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밖으로 나가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화번호가 또 바뀌었네요.
당시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도 없던 시절이지요.
그래서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다 전화해서는 그 친구의 연락처를 물었습니다.

결국 뒤지고 뒤진 끝에 그 친구와 통화를 했지요.
“야. 너 어디서 뭐하고 다니는거야. 너 괜찮아? “
“나 괜찮아. 야 잘지내냐? ” 쓸데없이 해맑기만 한 친구가 참 답답했습니다
저는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 뭔가 생각하더니 알겠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 후로 한 달 후 그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실 그 날 저에게 전화를 받고나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원래 그 친구의 아버지가 유명한 건달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친구도 인생을 반쯤포기하고 살던 친구였지요.
한데 저에게 전화를 받을 때 쯤에 자기한테 제안이 왔다고 했습니다.
실은 자신이 빚을 좀 많이 지게 되었는데 그걸 탕감해 주는 조건으로 범죄에 가담해 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범죄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중범죄이상의 범죄가 맞는 듯했습니다.
근데 제가 그 이야기를 하자 뜨끔하여 거기에 가담하지 않고 대신 원양어선을 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내일이 가는 날인데 저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준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나중이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