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저는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갑자기 눈앞이 훤해지며 우주의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눈은 감겨 있었지만 정신은 또렷했고, 겸허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제게 물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놀란 저는 조심스럽게 되물었습니다.
“누… 누구세요?”
그러자 우주는 더 밝은 빛으로 변했고, 그 순간 창세기 1장 1절이 떠올랐습니다.
“태초에 빛이 있었으니.”
그 광경과 경건함에 압도당한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신께 궁금한 것들을 물었고, 신은 하나하나 답을 주셨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저,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
신은 대답 대신 제 지나온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한 것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 저는 ‘믿음만으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신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제 인생이 어떻게 될 지, 저는 누구와 어떻게 만나게 될지, 등등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질문도, 모든 대답도 제 입을 통해 나오고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은 제 의지가 아닌, 신의 말씀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무속에서 말하는 문답이라고 , 혹은 통신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제가 무당으로서 사람들을 돕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