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례를 올리다.

무당의 제천례란 무엇인가?

제천례란 삼가 공경하며 신을 섬기고 순리를 따를 것을 하늘에 고하는 의식입니다.

무당이 되면 반드시 이 의식을 치르게 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신과의 연결을 확고히 하게 됩니다.

무당은 예로부터 신내림굿이 아닌, 신이 찾아온 후에 상산상수를 찾아가 제천례를 올리고 하늘에 선언하는 것이 전통입니다.

“제가 비로소 무당의 직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지요. 이 말은 단순한 다짐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애환과 눈물, 기쁨과 슬픔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무당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 그리고 기왕이면 훌륭한 무당이 되겠다는 진심이 담긴 말이기에 그 한마디는 저 자신을 울리고 하늘을 울리고 산천대지를 울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울려야 합니다.

상산상수는 무당이 신탁을 받거나 기도를 올리는 신성한 산과 오행산을 뜻합니다.

그 기원을 따져보면 상산은 지금의 파미르고원을 의미하고 상수는 바이칼 호수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예로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계룡산, 태백산 같은 영험한 산에서 이를 행해 왔습니다. 조상들이 그 먼 땅으로 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저 역시 그 전통을 이어받아 저와 기운이 잘 맞고 기운이 충만한 계룡산에서 제천례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무당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점을 보거나 신을 모시는 일을 숨겨야만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보수적이셨고 저 역시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었으며
석사 과정을 밟으며 다른 꿈을 위해 공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삶을 돌아보면 결국 무당이 될 운명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무병과 신병, 신내림의 징조들은 이미 제 길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여덟 살 때부터 공수를 내리고 죽음을 예감하기도 했으며
조상님을 꿈에서 자주 뵙거나 악귀에 시달리기도 했고
때로는 악귀를 쫓아내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주팔자, 명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었고
전국을 떠돌며 유명한 스승을 찾아 배우고 수많은 책을 읽고 종교를 탐구하며 지식을 쌓아왔습니다.

기독교, 불교 등 여러 종교를 경험하며 진리를 찾으려 했던 것도 결국 신의 뜻이었겠지요.

무당은 단순히 점만 잘 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식과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평생 공부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던 저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며 원리를 터득했고사람들을 돕기 위해 심리학, 인간관계, 투자, 주식과 부동산 등 현실적인 분야까지 깊이 익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점사를 보는 법 부터 직관력을 기르는 훈련까지 , 세상 만물이 돌아가는 원리를 터득하기까지 정말 많은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결국 무당이 되기 위한 준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제 운명이 무당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천례를 올리며 운명을 받아들이며

결국 저는 제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계룡산 정상에 올라 제천례를 올리며 신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순간, 마치 하늘이 응답하듯 태양이 강렬하면서도 아름답게 빛을 내려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무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